
여행자의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저는 언플로우드의 대표 최국환입니다. 언플로우드는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길에서 벗어나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는 여행자의 의미를 담은 브랜드입니다.
저는 3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고 일본에서 가방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일본에 있을 때 퇴근길에 외국인이 가방에 자물쇠를 잠그고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그걸 보면서 "10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누군가는 여행에 대한 고민을 안고 다니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 경험과 기술을 합쳐 뭔가 새로운 걸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일상이 여행이 되기를
일본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일했는데, 그 브랜드의 철학은 "가볍게 등산하자"는 취지였어요. 세상에 없는 물건을 손수 만들어 사람들에게 전하자는 그런 브랜드에서 일하다 보니, 저도 한국에 와서 이와 같은 브랜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유행이 빨리 지나가잖아요. 누가 보면 한국의 트렌드에 맞지 않는 운영 방식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결국 사람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물건을 오래 사용하고, 그 사용을 통해 물건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국에서 이런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을 줄여서 ULH라고 부르는데, 저는 이를 "울트라 라이트 트래블링(ULT)"로 바꿨어요. 사람들에게 "가볍게 여행을 가보자"라고 제안하고 싶었거든요. 꼭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에요.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정말 짐을 많이 싸서 여행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여행의 목적은 새로운 문화를 느끼고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일상에서 벗어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즐기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방을 너무 무겁게 만들면 그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요. 우리가 짐을 줄이고 정말 필요한 물건만 담아 일상생활 속에서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 하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
여행때 느낀 바를 담아서
무게보다는 실용성을 정말 많이 생각해요. 이게 제 철학이긴 하지만, 저는 기존 대형 브랜드의 디자인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색다른 방법이 있고, 사람들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저는 가방을 만들 때 무조건 실용적인지 아닌지를 가장 먼저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여행 가방은 지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직선으로 움직이게 돼 있어요. 그러다 보면 지퍼를 닫아도 외부에서 지퍼 끈이 보이게 되죠. 저는 이걸 감추고 싶었어요. 혼자 여행을 다니다 보니 누군가 내 가방의 물건을 훔쳐갈까 봐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 가방 디자인은 지퍼를 끝까지 내렸을 때 외부 포켓에 숨겨져 보이지 않게 했어요.
또, 제 가방은 왼쪽, 오른쪽, 가운데 포켓의 위치가 다 달라요. 나라마다 물통이나 우산 같은 물건의 크기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나라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위치를 다르게 했어요. 앞쪽 메인 포켓은 조금 넓게 만들어서 휴지나 티슈 같은 걸 쉽게 넣고 뺄 수 있게 했죠. 외국에서 가방을 자주 열면 도둑들에게 "내 가방에 좋은 게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런 걸 줄이고 싶었거든요.
오직 한 분을 위해 만들어요.
일본에 있을 때는 자주 여행을 다녔어요.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전철로 1시간 안에 산을 갈 수 있거든요. 주말이면 자주 놀러 다녔고, 일본에서 제일 높은 후지산도 등반했죠.
물론 수작업으로 가방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아요. 매번 같은 걸 만들지만 느낌이 다르고, 완벽함을 위해 정말 집중해서 작업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수작업을 고집해요. 요즘엔 음식도 어디서든 쉽게 배달해 먹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우리가 돈을 들여 셰프의 음식을 먹으러 가는 이유는 그 사람의 정성과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서예요. 저는 수작업도 그와 같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보세요!
저는 단순히 가방을 만들어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가방을 사는 사람이 왜 사는지, 어디에 갈지, 왜 우리 가방이 필요한지 정말 궁금해요. 이 가방이라는 매개체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힘들지만 이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려고 해요. 그래서 남을 위한 여행이 아닌, 자신을 위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싶어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누군가를 위한 여행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즘엔 SNS나 유튜브에 올리기 위해 여행 가는 분들도 있잖아요.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러다 보면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어요. 여행은 정말 특별한 경험인데, 그마저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자신을 위한 여행을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일상생활 속에서도 즐겁게 여행을 추구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