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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굽이, 시간을 걷는 길
부산의 숨은 골목길
이바구길

피란의 삶, 노동의 시간, 그리고 문학과 바다까지. 굴곡진 부산의 역사를 가장 따뜻하게 품은 골목.

이바구길
김민부전망대
초량168계단

굴곡진 길, 곡진한 삶

가장 오래된 기억은 거리의 굴곡에 남아 있습니다. 부산 동구 초량동의 ‘이바구길’은 그 곡선마다 삶의 잔상들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이바구’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라는 뜻. 이 길은 일제강점기 부산항의 개항부터, 피란민의 삶터였던 6·25 전후의 세월, 산업화 속에 분투하던 청춘들까지… 수많은 서사를 껴안고 이어져왔습니다. 남선창고 터부터 망양로까지 1.5km 남짓한 이 길 위에서, 당신은 부산의 시간을 천천히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바다를 향한 마음이 머무는 곳 | 김민부 전망대

전망대에 도착하기까지, 숨이 찰 정도로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그 끝엔 한 폭의 시가 펼쳐집니다. ‘기다리는 마음’을 작사한 김민부 시인의 이름을 딴 이 전망대는, 부산항과 앞바다를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 수 있는 명소입니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이곳은 시인이 꿈꾸던 ‘바다가 보이는 집’의 이미지를 꼭 닮아 있습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파도 소리와 함께, 벽면에 새겨진 가사의 한 구절이 조용히 마음을 울립니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한 폭의 시처럼 깊고 너그러우며, 동시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월남으로, 독일로, 일본으로 떠났던 이름 없는 청춘들. 돌아오지 못한 그 마음들을 시는 대신 노래했고, 이 전망대는 그 노래를 대신 기억합니다. 관광지가 아닌 ‘기억의 장소’로서의 김민부 전망대. 당신이 그 자리에 서는 순간, 그 시절의 감정들이 고요히 다가올 것입니다.




피란의 기억이 남은 길목 | 초량 168계단

‘초량 168계단’은 이름처럼 168개의 계단이 이어진, 높이차가 뚜렷한 산복도로입니다. 이곳은 6·25 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거주지를 꾸렸던 대표적인 장소이기도 합니다. 물 한 통, 연탄 한 장을 들고 오르내렸을 골목길의 풍경은 이제 형형색색의 벽화와 쉼터로 채워져 있지만, 그 아래 깔린 사연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계단마다 들숨과 날숨처럼, 이야기가 한 칸씩 이어져 있지요.




호랑이 벽화, 알록달록한 문패, 작게 놓인 나무 의자들. 동화 같은 장식 뒤에 숨은 삶의 무게를 상상해본다면, 이 계단은 그저 걷는 길이 아닙니다. 오르막길 끝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시원하지만, 그 시원함 속에는 눈물과 생존이 고스란히 얽혀 있습니다. 도시의 언덕 위에 자리한 이 계단은, 그 자체로 하나의 ‘부산사’입니다. 오늘의 여행이 단순한 코스를 넘어서기 위해, 이 계단은 꼭 지나야 할 길입니다.




트리퍼
사진
부산시
장소
168계단, 김민부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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