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수를 따라 걷는 생각의 산책
울산 도심에서 멀지 않은 송정동, 차분히 숨을 고르듯 호수가 자리한 이곳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가볍게 걷기 좋은 공원입니다. 입구에서부터 탁 트인 수면이 맞아주는 풍경은 예상보다 더 깊은 울림을 안겨줍니다. 이 호수를 바라보며 잠시 머물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고요하게 물과 산, 그리고 생각이 만나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공원의 이름에 깃든 기억
공원의 이름은 단지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관서가 앞 벤치에 조용히 서 있는 동상은,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를 기리는 조형물입니다. 울산에서 태어나 무장독립운동을 이끈 그는 결국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하였고,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독립장을 추서했습니다. ‘광복회 총사령’이라는 호칭이 보여주듯, 이 공원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삶을 돌아보는 인문학의 공간에, 독립의 정신까지 더해진 이 조합이야말로 송정박상진호수공원의 가장 큰 매력일지 모릅니다.
책과 호수가 함께하는 북카페
공원 초입, 탁 트인 뷰에 자리한 북카페 ‘지관서가’는 그 자체로도 울산의 명소로 손꼽힙니다. 2층 창 너머로 보이는 호수와 무룡산 풍경은 방문자마다 감탄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을 읽거나, 커피 한 잔을 들고 오래도록 창밖을 바라보는 이들이 있는 이 공간은 ‘멈추어 바라봄(止觀)’이라는 이름처럼 느리게, 깊이 있게 머무는 곳입니다. 도서관 못지않은 서가에는 인문학 중심의 도서가 빼곡히 채워져 있고, 책만 읽고 가도 된다는 운영 철학이 이곳의 품격을 더합니다.
* 위에 사용된 이미지는 지관서가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이미지를 후가공없이 그대로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