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을 걷는 여행, 그 끝에 만나는 쉼
서울 한복판에서 '사색' 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공간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서촌 골목을 따라 조용히 걷다 보면,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은 한옥이 있습니다. 바로 지랩(Z_Lab)의 두 번째 서촌 프로젝트, ‘아담한옥’.
‘적게 소유하며 본질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테마로 기획된 이 공간은 요즘 시대의 화두인 ‘미니멀 라이프’를 한옥이라는 전통 구조 안에 담아냈습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 속,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곳. 작은 마당과 햇살이 머무는 방 안에서 차분히 앉아 골목의 소리를 듣다 보면, 비로소 이 공간이 말하는 ‘더 나은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전통 위에 놓인 지금의 감각
아담한옥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반전의 미학’입니다. 외관은 전통 한옥 그대로지만, 그 내부는 비아인키노의 감각적인 컬러 가구, 레어로우의 시스템 렉, 밀무아의 디자인 침구, 조지 넬슨의 조명 등 현재의 브랜드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복층 구조를 통해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작지만 다채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합니다. 눈여겨볼 것은 한쪽 벽면에 걸린 신진 작가의 그림들. 작은 갤러리처럼, 머무는 시간에 깊이를 더해줍니다. 도심 속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마련된 노천탕도 또 하나의 매력.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이 작은 한옥은 충분히 특별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차분한 시간을 위한 디테일들
아담한옥은 작고 정갈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1층 창가엔 햇살이 잘 드는 테이블과 다기 세트가 놓여 있어, 혼자만의 티타임을 갖기에 제격입니다. 복층 위 침실은 나무 향이 은은한 아늑한 공간으로, 몸과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기에 충분합니다. 여백이 많은 구조는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이 공간의 의도를 잘 보여주며, 스스로의 리듬을 찾아가는 여행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단순한 숙박 공간을 넘어, ‘내가 누구인지’를 들여다보게 하는 한옥 스테이. 그래서 아담한옥은 그저 하룻밤이 아닌, ‘기억에 남는 하루’를 선물합니다.
* 위에 사용된 이미지는 아담한옥 스테이폴리오 이미지를 후가공없이 그대로 사용했습니다